++ 여행

탕 밖은 雪國 탕 안은 天國

"삶의공강" 2011. 1. 20. 09:22

전국팔도 노천온천

추울수록 즐거워지는 곳이 있다. 온천이 바로 그런 곳이다. 특히 노천온천 시설을 갖춘 워터파크(물놀이공원)라면 더욱 그렇다. 주변을 여행한다든지 하는 '관광'은 잠시 잊자. 이번 여행의 목적은 오로지 온천이다. 각 지역별로 노천온천 시설이 잘 돼 있는 곳을 골랐다.


수도권: 이천 테르메덴

주차장은 빈 자리가 거의 없었고 실내외 온천풀에는 나들이를 나온 가족들과 연인들로 붐볐다.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월요일 오후에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인파였다.

수영복을 빌려 입고 실외온천풀로 직행했다. 실내온천풀 구역을 통과할 때만 해도 열기와 습기로 전신이 따뜻했지만 하얀 눈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실외로 나가자 한기가 엄습, 걸음이 빨라졌다. 온천수 속으로 몸을 던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뜨거운 온천수와 차가운 대기가 만나는 실외온천풀은 수증기에 뒤덮여 때로 옆 사람의 얼굴 표정조차 보이질 않았다. 찬 바람은 연신 불어댔으나 온천풀에서 생성된 수증기는 끊임없이 하늘로 피어올랐다. 설국(雪國), 천국(天國)이 다른 데 있지 않았다.

발끝부터 목까지는 더운 온천수에 담그고 머리만 내놓은 채 찬 기운을 받아들이는 두한족열(頭寒足熱)의 삽상한 기분, 눈앞에는 설경이 펼쳐져 있고, 때마침 하늘에서 눈발이라도 내려준다면…. 노천탕욕의 즐거움은 겨울여행의 피로를 잊게 해주는 데 그만이었다.

춥다고?‘ 추워서’우리는 노천탕으로 간다. 온천지는 맹추위가 포위했지만, 온천에 담근 몸은 천국을 날아다닌다. 사진은 경기도 이천 테르메덴 노천탕.
본디 경기도 이천은 충남 아산시와 더불어 수도권 온천여행 명소로 이름난 곳이다. 이천 테르메덴은 수목농장을 운영하던 전 문학사상사 대표 임홍빈씨가 1990년대 초에 지하 1500m에서 온천수를 발견, 2006년 문을 연 독일식 온천이다. 지금의 온천시설에서 1.5㎞ 떨어진 곳에 5개의 온천공이 뚫려 있고 이곳에서 하루 1500t의 온천수가 공급된다. 테르메덴은 실외온천풀과 실내바데풀로 나뉜다. 맹추위 속에서는? 역설적이지만, 당연히 실외풀이다.

800평 규모의 실외온천풀 주변에서는 겨울이면 레몬탕, 가시오가피탕, 유자탕 등의 이벤트탕이 운영된다. 모두가 노천탕이다. 길이 30m짜리 풀과 길이 12m, 4m짜리 슬라이드도 있다. 매일 오후 2시 아쿠아로빅 체조도 이색적이다.

테르메덴 홈페이지 www.termeden.com. (031)645-2000,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신갈리 372-1 ②자가용은 영동고속도로 이천IC→42번 국도→설성 방면→이천 테르메덴. 무료 셔틀버스는 이천버스터미널에서 오전 8시 20분부터 주중 5회, 주말 6회 출발. ③이천 시내 쌀밥집 강력 추천. 청목(031-634-5414), 정일품(031-631-1188) 등 시내 사음동의 쌀밥정식은 이천 쌀로 지은 밥에 다양한 반찬이 차려진다. 1인분에 1만1000원이지만 대개 2인분 이상부터 주문을 받는다. ④도자기 마을: 3번 국도로 곤지암에서 이천시내로 접어들기 전 신둔면과 사음동(사기막골). 도로변에 있는 해강 도자미술관과 고려도요, 이조요, 광주요 등 각종 도요는 외국인들도 찾는 명소다. ceramic.invil.org


강원권: 설악워터피아

파도풀과 빠른 물살을 가르는 스릴 넘치는 래프팅을 체험할 수 있는 '메일스트롬(Maelstrom)'이 실내에 설치돼 있다. 600여 명이 동시에 파도타기를 할 수 있는 실외 파도풀도 있다. 어린아이들이 안전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수심 30㎝, 165㎡(50평)의 유아풀과 직접 온천수가 나오는 세기와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아쿠아 플레이 시스템'을 갖췄다. 대형 월풀 욕조와 휴게시설이 갖춰진 '패밀리 스파'도 마련했다. 아이들이 물놀이에 빠져 있는 동안 어른들은 초음파탕, 침탕, 원목탕 등 온천탕과 각종 스파를 오가며 여유를 즐기자. 지하 680m에서 매일 3000t씩 천연 온천수가 공급된다. 행정안전부 승인을 받은 '보양온천'이다.

①어른 5만2000원, 어린이 3만9000원(종일권 기준). (033)630-5500, www.seorakwaterpia.co.kr. ②워터피아 옆에는 드라마 '대조영'과 '자명고' 촬영지인 '설악 시네라마'가 있다. ③순두부촌도 유명하다. 김영애 할머니순두부(033-635-9520), 최옥란 할머니순두부(033-635-0322) 등. 속초항과 대포항에 가면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다.

울진 덕구온천 노천탕.

경상권: 울진 덕구 스파월드

응봉산 계곡에서 뿜어나오는 원수를 '식혀서' 만든 온천이다. 거대한 물놀이시설은 없지만 산을 구경하며 즐기는 노천온천이 여러 종류 있다. 또 온천수가 솟구치는 원탕까지 2시간 산책 코스도 있다.

①어른 2만5000원, 어린이 2만원. (054)782-0677, www.duckku.co.kr ②울진의 명물은 '대게'다. 죽변면 죽변리 죽변항에 있는 후계자울진대게센터 추천. 대게·홍게·활어회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054)783-8918.


충청권: 아산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

보양 온천수로 지정된 35도의 약알칼리성 온천이다. 물놀이시설을 겸한 노천 스파가 있다. 한방 약재를 이용한 온천도 있다. 유아풀과 어린이풀이 실내외에 마련돼 있다.

①어른 2만9000원(주말 3만3000원), 어린이 2만1000원(주말 2만4000원). (041)537-7100 www.paradisespa.co.kr. ②충남 아산시 도고면 기곡리 180-1. 세계꽃식물원이 인근이다. (041)544-0746, www.asangarden.com.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삽교천과 아산만방조제도 볼만하다.


호남권: 월출산온천

월출산을 바라보며 온천을 즐길 수 있는 노천탕이 있다. 물론 담양, 화순에도 훌륭한 온천리조트가 있지만, 월출산이라는 걸출한 명산을 감상하며 겨울 추위에 맞설 수 있는 영암의 분위기는 색다르다.

①어른 5000원, 어린이 4000원. 단체는 4000원으로 할인. www.wolchulspa.co.kr, (061) 473-6311. ②주변에 월출산은 물론, 남도 별미를 즐길 수 있는 맛집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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