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 및 생활 정보

빗나간 미래 예언

"삶의공강" 2007. 4. 12. 12:13
  •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매년 말 펴내는 ‘세계대전망’ 첫 호는 1987년 당시 세계 경제를 주름잡던 일본 노무라 증권이 미국 메릴린치 증권을 인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사를 쓴 사람은 뒤에 이코노미스트 편집장을 13년간이나 지낸 일본전문가 빌 에모트였다. 예측은 맞지 않았고 일본 경제는 1990년 자산 버블이 꺼지면서 장기침체에 접어들었다.

  • ▶2005년 말 간행된 세계대전망 20주년 특집호에서 ‘제국’의 저자 닐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는 세계 최고 전문가들이 필진인 이 시리즈가 동구 사회주의 몰락, 아시아 외환위기, 중국 급부상 같은 큰 변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1989년부터 거의 매년 쿠바의 카스트로가 권좌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카스트로는 여전히 건재했다.

    ▶세계 각국의 학자·기업인·정치인이 만든 로마클럽이 1972년 발표한 ‘성장의 한계’는 경제성장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강조해 주목받았다. 이 보고서는 석유 소비가 그대로 계속되면 지구의 석유는 31년 만에 고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석유는 아직도 생산되고 있다. 미국 생물학자 폴 에를리히가 1968년 펴낸 ‘인구 폭탄’은 인구문제에 큰 영향을 미친 책으로 300만부 넘게 팔렸다. 이 책은 “1970~80년대 수억명이 굶어 죽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현실이 되지는 않았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지난 50년 동안 대표적으로 빗나간 미래 예측 5가지 꼽았다. ‘원자력 에너지시대 도래’ ‘인구 폭발’ ‘지구 냉각화’ ‘초강대국 일본의 등장’ ‘제2의 9·11테러 발생’이다. 많은 전문가와 언론이 호들갑스럽게 떠들었지만 결국 실현되지 않았다. 흔히 객관적 미래 예측이 가능하다고 여기는 환경·과학에서도 전문가가 맥을 못 추는 것은 뜻밖이다. 지금 지구 온난화를 앞장서 강조하는 스탠퍼드대 스티븐 슈나이더 교수는 1970년대에 빙하기의 도래를 예언했었다.

    ▶미래에 대한 학문적 예측은 1960년대부터 본격화했다. 특히 ‘미래의 충격’ ‘제3의 물결’의 저자 앨빈 토플러가 등장한 이래 미래학은 시대를 풍미했다. 수많은 연구소가 서고 석학들의 저서가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인식 한계와 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 뜻밖의 사건들은 예측을 흐리게 한다. 어쩌면 계속 빗나갈 것을 알면서도 미래를 내다보려 기를 쓰는 ‘시지푸스’가 인간의 속성이고 운명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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