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동사니

고수(高手)가 권하는 보험 재테크

"삶의공강" 2009. 5. 22. 07:35

◈"고수(高手)가 권하는 보험 재테크 이렇게 하세요"◈

 

     변액보험:10년 이상 장기로 가입

     연금보험:고령자는 금리연동형 유리
     자동차보험:낡은 차는 자차 줄여라

 

회사원 정모(48) 부장은 최근 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자마자 몇년 전 가입해서 꼬박꼬박 돈을 내고 있는 보험 상품을 떠올렸다. 당시 아는 사람 권유로 어쩔 수 없이 보험에 들었던 정 부장은 보험사에 전화를 걸어 보험금이 나오는지 알아봤다. 그러나 결과는 실망뿐이었다. 정 부장이 가입했던 상품은 교통사고 등으로 다쳤을 때에만 보험금이 지급되는 상해보험이었던 것이다.

정 부장의 사례는 사실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아주 흔한 경우다. 우리나라에서 보험은 남이 권해서 어쩔 수 없이 가입하는 비자발적인 상품이란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보험 가입자들은 정 부장처럼 자신이 어떤 보험 상품에 가입해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러나 보험은 잘만 골라 관리하면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잘못 고르면 천덕꾸러기나 다름없는 상품이 된다. 내 몸에 꼭 맞는 실속 있는 보험을 고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보험 고수(高手)로 통하는 이동숙(교보악사손해보험)씨와 김은실(대한생명)씨에게 그 요령을 들어봤다. 이씨와 김씨는 모두 보험여왕의 자리를 꿰찼던 베테랑들이다.

변액보험:10년 이상 장기로 가입

―변액보험은 향후 물가 상승으로 인한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 같은 변액보험의 장점을 살리려면 10년 이상 장기로 보험료를 내고 시간의 힘을 믿으면서 수익을 불려가야 한다. 변액보험은 가입 초기에 사업비를 많이 떼어가기 때문에 단기 투자엔 불리하다.

―변액유니버설보험은 가입 기간에 급전을 찾아 쓸 수 있는 기능이 있다. 또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험료 납입을 중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존에 적립해 둔 적립금에서 일정 금액은 사업비로 매달 빠져나가게 된다. 최악의 경우 적립금에서 빠져나갈 돈이 없으면 보험 계약 자체가 사라진다.

―변액연금보험은 만기(연금 개시일)가 되면 일단 원금은 보장된다. 그러나 만기 때 갑자기 지금 같은 금융위기가 온다면 가입자가 받을 수 있는 연금액은 얼마 되지 않는다. 변액연금보험은 평소에 펀드 변경 등을 하면서 잘 관리해야 노후에 더 활짝 웃을 수 있다.

연금보험:고령자는 금리연동형 유리

―소득이 빠듯한 사람들은 보장성보험 가입부터 해야 한다. 단 월수입에 비해 지나치게 많이 보험에 의존하게 되면 요즘 같은 불황기에 버티지 못하고 중도 해약을 할 수밖에 없다. 가급적 보험 납입액은 월급의 10%를 넘지 않게 설계하는 게 좋다.

―50~60대가 노후 대비용으로 연금보험에 가입한다면 주식시장 등에 투자하는 변액보험보다는 금리연동형 상품이 유리하다. 20~30대 젊은이들은 변액보험에 가입해 중간에 약간 수익률이 나빠져도 만회할 시간이 충분하지만 고령자는 그럴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금리연동형에 가입해 안전하게 굴리는 게 낫다.

―형편이 어려워 두 달간 보험료를 내지 못하면 실효 상태가 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2년 이내에 밀린 보험료와 연체료를 내면 다시 부활시킬 수가 있다. 그런데 재가입할 때 보험사가 건강체크를 하고, 가입을 거절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자. 혹시라도 실효된 상태에서 질병에 걸리게 되면 기존 보험을 되살릴 수가 없다는 뜻이다.

자동차보험:낡은 차는 자차 줄여라

―자기차량손해특약(일명 자차·본인 차량 수리에 필요한 보험)은 전체 보험료 중 절반 가까이 차지할 만큼 비싸다. 그런데 연식이 90년대인 낡은 차를 갖고 있다면 굳이 자차에 가입할 이유가 없다. 차량가액이 90만원인데 100만원짜리 사고가 나면 그냥 폐차해 버리는 게 낫기 때문이다. 중고차의 경우 자차 보상한도를 차량가액의 60% 수준에서 가입하는 것도 보험료 부담을 더는 방법이다.

―요즘 외제차들이 늘고 있으니 대물 한도는 1억원까지 높이는 게 든든하다. 대물 한도를 3000만원으로 하거나 1억원으로 하나 1년 보험료 차이는 얼마 나지 않는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책임보험만 가입하는 운전자들도 많다. 이때 긴급출동 서비스만큼은 꼭 함께 가입해두라고 권하고 싶다. 1년치 보험료가 2만~3만원대로 비싸지 않으면서 운전자가 챙길 수 있는 혜택은 푸짐하기 때문이다.

―가족운전자한정특약은 부모 이름으로 가입해서 자녀가 운전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자녀의 운전연령 범위는 주민등록증에 나와 있는 생일이 기준이라는 점을 강조해 주고 싶다. 가족한정특약에 가입하면서 깜빡하고 집에서 챙겨주는 생일에 맞춰 연령 범위를 설계했다가 사고가 나서 보험금이 한 푼도 지급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운전자보험:형사합의금 클수록 유리

―요즘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교통사고 이후 무리한 합의금을 요구하는 피해자들이 늘고 있다. 또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한 운전자도 중상해 사고를 일으키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형사합의금이나 변호사 비용 등을 지원해 주는 운전자 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운전자보험은 만기 환급금이 없는 순수보장형으로 가입하면 월 1만원대면 충분하다.

―운전자보험은 가급적 형사합의지원금을 5000만원 정도로 많이 지원해주는 상품을 고르는 게 좋다. 단 운전자보험은 여러 회사 상품에 복수로 들어놓는 경우 의료비와 벌금 부분에 대해선 중복 보장을 받을 수 없으니 유의하자.

출처: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