糟糠之妻(조강지처)
≡ 지게미와 쌀겨를 먹고살면서 고생을 함께 했던 아내. 곧 본처
≪糟 지게미조, 糠 쌀겨 강, 之 갈(의) 지, 妻 아내 처≫
『諺言에 貴易交하고 富易妻함이 人情乎아 弘曰 臣聞하기로 貧賤之交不可忘이오 糟糠之妻不下堂이라
帝顧謂公主曰事不諧矣니라』
<흔히 귀해지면 친구를 바꾸고, 부유해지면 아내를 바꾼다고 하거니와 이것은 인정에 어울리는 것이 아니겠는가?
송홍이 말하기를 신하가 듣기로는 가난하고 천할 때에 사귀었던 벗은 가히 잊을 수가 없는 것이고. 조강지처는 안방에서
내려오게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임금이 공주를 둘러보고 말하기를 '일이 함께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라고 했다.>
「후한서(後漢書)」의 "송홍전"에 나오는 이야기다.
후한(後漢) 때 광무제의 누나 호양공주(湖陽公主)가 과부가 되었다. 과부가 된 그녀는 누구와도 눈이 맞아 개가(改嫁) 하려하지 않더니 그만 어느 때인가 상사병이 나면서 백약이 무약이었다. 이것을 알아차린 광무제는 누나를 개가시킬 목적으로 우선 그녀의 뜻을 물었다. 그러자 호양공주는 대사공으로 있는 송홍(宋弘) 같은 사람이면 남편으로 섬기고 싶지만 그 밖의 인물은 별로 마음에 없다라고 하면서, 후한 땅에서 개가할 수 있는 남편감은 오직 송대신(宋大臣) 밖에 없음을 넌지시 말했다.
두 오누이는 개가에 대한 약속을 단단히 하고서 헤어졌다. 어느날 광무제는 공주를 병풍 뒤에 숨겨두고 송대신을 불러 음식을 후이 대접하면서 그의 뜻을 넌지시 물었다. 위의 원문과 같이 "귀하게 되면 친구를 바꾸고 부자가 되면 아내도 바꾸면서 자신의 영화를 도모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것이었다. 곧 광무제 자신이 임금 자리에 있는 한 벼슬을 보장해 줄테이니 누나인 호양공주와 결혼해주면 어떻겠느냐는 설득이었다. 이에 대한 송대신의 말은 단호했다. 어려웠을 때 함께했던 糟糠之妻를 안방에서 내려오게 할 수는 없다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과 여자는 불가분의 관계가 되면서 우리 사회가 혼탁해짐을 본다. 송홍이 광무제에게 자기의 생각을 단호하게 말했던 糟糠之妻(조강지처)의 큰 의미는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여자문제 그리고 거기에 필연적으로 얽메인 돈문제 등 현대사회에 시사한 바 크다고 하겠다.◈
=<본문한자 익히기>=
諺(상말 언) 易(바꿀 역) 情(뜻 정) 聞(들을 문) 貧(가난 빈) 賤(천할 천)
忘(잊을 망) 帝(임금 제) 顧(돌아볼 고) 謂(이를 위) 諧(어울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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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인은 고사성어를 통해서 함축적인 자기 의사를 표현하곤 했다. 예나 지금이나 고사성어를 많이 알고 있는만큼 자기 교양 정도와 심성(心性)의 품위를 나타내기도 한다. 고사성어에 얽힌 이야기는 선인들의 지혜가 숨겨져 있어 기지(機智)롭게 생활하는데 많은 귀감이 되고 있다.
시중(市中)에는 고사성어에 대한 책이 많이 있다. 어느 책이나 고사성어에 얽힌 이야기와 현대적 의미를 풀이했을 뿐 고사를 원문(原文)과 함께 풀이한 책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漢字도 익혀야 하겠지만 漢文의 소양을 길러야 한다는 면에서 고사성어의 본문을 익힌다는 것은 학습의 효과를 배가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지름길이 되고 있다.
본《금주의 고사성어》란에서는 이런 점을 감안하여 고사성어에 읽힌 원문을 싣고 이를 해석하면서 현대적인 교훈을 알기쉽게 풀이하고자 한다. 뜻있는 분들은 물론 특히 현직교원들은 이 자료를 익혀 아동들 학습지도에 다소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자료의 중요성에 비추어 보거나, 자본주의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현실로 보아 여건이 허락하는 한 이 고사성어 자료를 중단없이(?) 연재해 보려고 한다. 이 자료를 읽는 이들의 아낌없는 질정(叱正)과 힘찬 격려(게시판. 이메일. 전화. 팩시 등)는 여러 가지 자료를 두루 섭렵(攝獵)하며 비교적 알차게 원고를 써보려는 집필자에게는 큰 용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속삭임의 대화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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